# 서울시 동대문 쪽방촌에서 살고 있는 권OO(남, 80세) 할아버지의 마음은 이미 고향 전라남도 신안군에 가 있다. 경제적 형편이 어려워 자주 가지 못하는 고향에는 95세의 형수만 고향집을 지키고 있다. 조카(형수의 자녀)들도 경제적으로 어려워 잘 방문하지 못하는 탓에 지난해 오랜만에 온 시동생이 너무 반가워 신발을 감추고 내주지 않던 형수였다. 8일을 머무르며 텃밭 농사와 가사를 도와주고 내년에 다시 오겠다고 약속했다. 위암(3기) 수술 후 재발 징후가 보여 다시 갈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었던 할아버지. 다행히 건강을 회복해 작년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되었다.
서울시가 추석 명절을 맞아 쪽방촌 주민 334명의 고향방문을 지원한다. 시는 다양한 사정으로 고향을 떠나 서울에 살고 있으면서도 경제적인 여건 등으로 인해 한동안 고향을 찾지 못했던 이들이 명절을 고향에서 보낼 수 있도록 '16년 '고향방문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고향방문 지원사업은 '13년부터 「디딤돌하우스 프로젝트」를 통해 쪽방촌 지역을 지속적으로 돕고 있는 현대엔지니어링㈜이 고향방문비용 일체를 후원하는 등 시와 민간기업이 협력해 만들어 낸 뜻 깊은 행사다.
「디딤돌하우스 프로젝트」는 쪽방촌 주민들의 주거복지부터 자활까지 새 삶의 ‘디딤돌’이 되는 자활사업에 초점을 맞춘 사업으로, 시와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13년 양해각서를 체결한 이래 ▴쪽방촌 임대지원 ▴자활작업장 설립 ▴문화교실 운영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올해는 지원대상을 작년 144명 대비 2배 이상 확대했다. 전체 쪽방촌 주민(3,240명)의 10.3%로, 쪽방촌 주민 10명 중 1명이 시 지원을 받아 올 추석 귀성길에 오를 수 있게 됐다.
대상자 334명은 귀성차편과 함께 숙박비, 식비, 귀경 차비 등으로 사용할 여비(10만 원)와 친지 방문용 선물을 지원받는다. 시는 앞서 지난 7~8월 쪽방상담소를 통해 고향방문 희망자 신청을 받은 후 사회복지사 면담을 거쳐 신청자들의 의지를 확인했다.
334명은 10월2일(월) 오전 9시30분 서울광장 서편에 모인 뒤 지역별(호남‧영남‧충청‧강원)로 버스(총 9대)를 나눠 타고 귀향길에 오른다.
이날 서울광장 현장에는 박원순 시장과 서울시‧현대엔지니어링㈜ 직원들이 나와 배웅할 예정이다. 박 시장은 출발 전 각 차량별로 탑승해 오랜만에 고향으로 떠나는 쪽방주민들을 환송하고 한가위 명절인사를 전할 예정이다.
출발에 앞서 서울시가 노숙인 인식 개선을 위해 프로그램 지원사업으로 운영 중인 ‘노숙인 예술학교’ 회원들의 밴드공연이 고향으로 떠나는 설렘을 더한다.
각 차량에는 서울시 직원 또는 쪽방상담소 직원 1명이 함께 탑승해 안전과 건강을 체크한다. 또한 경유지 별 하차 지점인 시외버스터미널까지 안내하는 등 마지막 한 사람의 귀성까지 꼼꼼하게 챙긴다는 계획이다.
한편, 시는 추석 명절에 서울에 남아 있는 쪽방촌 주민들을 위한 명절맞이 행사도 준비했다. 9월29일(금)부터 추석당일인 10월4일(수)까지 동대문‧남대문‧서울역‧영등포‧돈의동 등 5개 쪽방촌 지역별로 합동 차례, 식사 등의 일정이 진행된다.
현재 서울시에는 종로구 돈의동, 창신동, 중구 남대문로5가, 용산구 동자동, 영등포구 영등포동 등 5개 대규모 쪽방촌 지역에 3,240여 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시는 각 지역별로 쪽방상담소를 운영하는 등 주민들의 생활안정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
5개 쪽방촌 지역은 주민 50%가 기초생활수급자로, 주민 월평균 소득이 67만원 수준이다. 주민 중 65세 이상 독거 어르신이 30%, 장애인이 11%를 차지하는 등 취약계층 밀집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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