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보대학 선정은 종착점 아닌 출발점…이제 국가가 답할 차례”
- 의대 정원 100명·2030학년도 개교·대학병원 설립 및 국가 재정지원 구체화 요구
- 목포대·서부권 노력도 존중…“동·서부 의료기관 연결하는 지역완결형 공공의료 구축해야”
- 광양제철소·여수국가산단 등 산업계에도 의료협력·사회적 책임 주문
특히 이들 단체는 순천대의 후보대학 선정을 동·서부권 간 ‘승패’의 문제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목포대학교와 서부권 주민들의 오랜 노력 역시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순천·여수·광양지역 18개 시민사회단체는 7일 ‘전남권역 모든 시민의 생명을 지킬 국립의과대학을 설립해 주십시오’라는 제목의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정부의 조속한 최종 결정을 요구했다.
이번 성명은 지난 8월 30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순천대학교를 국립의과대학 신설 후보대학으로 확정해 교육부에 추천한 이후 나온 것으로, 시민사회단체들은 “후보대학 선정은 종착점이 아니라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 “36년의 기다림은 시민 생명에 관한 문제”
시민사회단체들은 전남권역이 1990년 이후 36년 동안 국립·사립 의과대학이 없는 지역으로 남아 있다며 국립의대 설립은 특정 대학이나 지역의 명예가 아닌 주민 생명권과 직결된 국가의 책무라고 주장했다.
성명에 따르면 의과대학이 없는 전남권역 약 180만 명의 주민들은 중증질환 치료를 위해 광주권이나 수도권 등 먼 지역으로 이동해야 했고, 섬과 농어촌 주민들은 거리와 교통·기상조건 등으로 의료 접근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또 여수국가산단과 광양제철소 등 대규모 산업현장이 밀집한 동부권에서는 산업재해나 중증외상, 화상 및 화학물질 사고 등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고도화된 의료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단체들은 “의과대학 설립은 특정 대학이나 지역의 명예가 아니라 시민의 생명권을 지키기 위한 국가의 책무”라며 전남권의 의료공백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순천대학교가 국립의대 신설 후보대학으로 선정된 것을 환영하면서도 이를 특정 지역이나 기관의 ‘승리’로 규정하는 데에는 선을 그었다.
이번 결정은 36년간 이어진 주민들의 염원을 실제 국립의대와 대학병원 설립으로 연결하기 위한 새로운 출발점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목포대학교와 서부권 주민들의 국립의대 유치 노력에 대해서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단체들은 “전남권역 국립의대 설립을 위해 함께 노력해 온 목포대학교와 서부권 주민들의 오랜 염원과 노력 또한 온전히 존중되어야 한다”며 “이제 우리의 관심은 선정 과정이 아니라 전남권역에 어떤 국립의대를 세울 것인가에 모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순천대학교를 기반으로 설립되는 국립의대가 특정 도시나 기관만을 위한 대학이 아니라 전남권역 모든 주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공공의료 기반으로 기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정부에 4대 요구…“순천대 최종 선정·100명 정원 확정”
18개 시민사회단체는 정부와 교육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네 가지 사항을 공식 요구했다.
첫째, 순천대학교를 국립의과대학 설립대학으로 최종 선정해 후보대학 선정 이후 또다시 장기간의 기다림이 반복되지 않도록 국가정책으로 신속하게 확정할 것을 촉구했다.
둘째, 의대 입학정원 100명과 개교 일정, 대학병원 설립계획 및 국가 재정지원 계획을 조속히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셋째, 응급·중증·난치성 질환뿐 아니라 산업·농어촌·도서지역 필수공공의료까지 포괄하고 전남 동부권과 서부권 의료기관을 연결하는 ‘지역완결형 공공의료계획’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넷째, 통합특별시가 서부권을 비롯해 동부권 의료취약지역에도 대학병원급 의료 인프라를 확충할 수 있도록 사업계획과 재원, 추진 일정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성명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국립의대를 순천에 설립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전남 동·서부권 의료기관을 하나의 의료체계로 연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단체들은 동부권에는 광양제철소와 여수국가산단, 항만·물류시설 등이 집중돼 있어 산업재해와 중증외상 등에 대응할 의료체계가 필요하고, 서부권에는 도서·농어촌지역이 많아 의료 접근성 개선이 절실하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국립의대와 대학병원이 동부권의 산업·응급·중증의료 수요와 서부권의 도서·농어촌 의료취약성을 함께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권역 내 의료기관들을 교육·수련·진료 협력체계로 연결함으로써 주민들이 위급한 상황에서 지역을 떠나지 않고 최종 치료까지 받을 수 있는 의료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지역 대기업과 산업계에도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광양제철소와 여수국가산단을 비롯한 기업들이 국립의대 및 대학병원 설립에 관심을 갖고 노동자와 협력업체 종사자, 산업단지 주변 주민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필수
의료체계 구축에 책임 있게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산업재해와 화학사고에 대비한 응급의료 협력, 산업현장과 대학병원의 공동훈련, 직업환경의학·산업보건 연구 등을 제안했다.
또 원청 노동자뿐 아니라 협력업체와 하청업체, 이주노동자까지 포괄하는 차별 없는 건강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순천대학교의 국립의대 설립을 요구하는 데서 시민사회의 역할을 끝내지 않겠다고 밝혔다.
향후 의대와 대학병원 설립 과정에서 노동자와 농민, 어민, 자영업자, 어린이와 노인 등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목소리가 실제 계획에 반영되는지 지속적으로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단체들은 “국립의대가 특정 기관이나 기업의 이해가 아니라 시민의 생명과 공공의료를 위해 운영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의견을 제시하고 책임 있게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와 교육부를 향해 “지역 의료격차 해소와 국가균형발전, 필수·공공의료 강화라는 원칙에 따라 순천대학교를 국립의과대학 설립대학으로 최종 선정하고 전남권역 모든 시민의 생명을 지킬 의과대학과 대학병원 설립을 확정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번 공동성명에는 전남동부지역사회연구소, 순천환경운동연합, 순천YMCA·YWCA, 여수YMCA, 광양YMCA, 순천시농민회 등 순천·여수·광양지역 18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했다.
KJB한국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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