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본회의장, 정당별 아닌 가나다순으로 섞어 앉자”… 정치문화 변화 제안
- AI 혁명·초저출생 대응 위한 국가 시스템 전환 강조
- 호남 시작 ‘3대 메가프로젝트’·지역 인재 위한 미래대응기금 제안
- 자립적 안보·실용 외교·주거 안정·개헌 등 국정 전반 비전 제시
[KJB한국방송=정치부] 9월 7일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회 연설에서 대한민국이 승자독식과 격차의 사회를 넘어 국민 모두가 인간다운 삶을 누리는 ‘품격 사회’로 전환해야 한다는 국가 비전을 제시했다.
특히 여야 간 극단적인 대립을 완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국회 본회의장 좌석을 정당별로 나누지 말고 의원 이름의 가나다순으로 섞어 배치하자는 이색적인 제안을 내놓아 주목을 끌었다.
김 대표는 인공지능(AI) 혁명과 초저출생·고령화, 지역소멸, 국제질서 변화 등 대한민국을 둘러싼 환경이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다며 기존 정책의 부분적 수정이 아닌 국가 시스템의 ‘영점 이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대한민국의 경제·산업적 성취에 대한 국제사회의 높은 평가와 국민이 실제 생활에서 느끼는 현실 사이에 상당한 간극이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세계적인 학자와 글로벌 기업들이 대한민국의 성장과 기술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지만, 정작 국민들은 치열한 경쟁과 주거·교육·노후 문제 등으로 삶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정치가 성장률이나 국가 순위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사회적 약자와 평범한 국민의 시각에서 국가의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는 취지로 강조했다.
궁극적으로 승자가 모든 것을 차지하는 사회에서 벗어나 국민 개개인의 삶과 존엄성이 존중되는 ‘품격 사회’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 연설의 핵심 메시지다.
■ “전 국민 1인 1 AI 비서 시대”… AI 격차 막아야
김 대표는 AI 혁명을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변화로 꼽았다.
AI 기술이 일부 기업이나 특정 계층만의 도구가 아니라 국민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생활 인프라가 돼야 한다며 이른바 ‘전 국민 1인 1 AI 비서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AI가 새로운 불평등의 원인이 되지 않도록 고령층과 취약계층, 디지털 소외계층까지 새로운 기술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초저출생·고령화… “인구구조 변화에 국가 체질 바꿔야”
인구 문제에 대해서도 기존의 출산율 제고 정책을 넘어선 구조적 대응을 주문했다.
세계 최저 수준의 출생률과 빠른 고령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실현 가능한 적정 인구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교육·주거·복지·산업·노동시장 등 국가 시스템 전반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구상이다.
인구 감소를 단순히 출산 장려 정책만으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장기적인 사회구조 변화라는 관점에서 대응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 호남에서 시작하는 지역 메가프로젝트
지역균형발전 구상도 연설의 주요 부분을 차지했다.
김 대표는 호남을 시작으로 충청과 영남 등으로 확대하는 대규모 지역발전 프로젝트를 제시하며 수도권 중심 성장구조를 변화시킬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지역에서 생산한 에너지를 지역에서 활용하는 ‘지산지소(地産地消)’형 에너지 체계를 구축하고, 지역별 산업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도록 메가특구 관련 특별법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지역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면서도 정작 산업과 일자리는 수도권에 집중되는 구조를 바꾸고, 에너지 생산지역이 기업 유치와 산업 발전의 실질적인 혜택을 얻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 AI 성장의 성과, 지방 청년·인재 육성에 활용
AI 산업 성장으로 발생하는 추가적인 세수 등을 활용해 ‘미래대응기금’을 조성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이를 지방 인재와 청년 육성 등에 투입해 AI 혁명의 성과가 수도권과 대기업에만 집중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AI 산업 육성과 지역균형발전을 별개의 정책으로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첨단산업의 성장 성과를 지역과 청년에게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 외교·안보도 ‘영점 이동’… 기술력이 곧 안보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대응하기 위한 외교·안보 전략의 변화도 주문했다.
김 대표는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 등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 변화에 대비하면서 대한민국 스스로의 안보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전략경쟁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는 다른 국가가 쉽게 대체할 수 없는 핵심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경제뿐 아니라 국가안보의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일 관계에서도 국익을 중심에 둔 실용적인 경제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의 이른바 ‘두 국가론’과 관련해서도 한반도 평화와 공존이라는 큰 틀에서 새로운 해법을 모색할 필요성을 언급했다.
■ 경찰개혁·주거안정·개헌도 제시
국정 전반에 대한 개혁 과제도 제시했다.
김 대표는 검찰개혁에 이어 부실수사를 방지하고 국민의 사생활과 기본권을 보호하는 방향의 경찰개혁 필요성을 강조했다.
주거 문제와 관련해서는 3기 신도시 사업을 2030년까지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한편 중앙정부와 여야 정치권, 지방자치단체 등이 함께 참여하는 주거정책 거버넌스 구축을 제안했다.
개헌 문제에서는 5·18민주화운동과 부마민주항쟁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과 함께 현실적으로 추진 가능한 권력구조 개편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 “본회의장부터 가나다순으로 섞어 앉자”
연설에서 가장 눈길을 끈 대목 가운데 하나는 국회의 정치문화를 바꾸자는 제안이었다.
김 대표는 여야 의원들이 정당별로 나뉘어 마주 보는 현재의 본회의장 좌석 배치부터 바꿔보자며,
“소박하게 국회 본회의장 자리부터 정당별이 아닌 가나다순으로 섞어 앉자”
고 제안했다.
단순한 좌석 변경을 넘어 같은 정당끼리만 뭉치는 국회 문화를 완화하고 여야 의원들이 일상적으로 대화할 수 있는 정치 환경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다.
청년·주거 등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분야에서는 여야 협의체와 민생경제 협의회를 활성화해 정쟁과 별개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 ‘품격 사회’ 화두… 정치권 실천으로 이어질지가 관건
이번 연설에서 김 대표가 던진 핵심 화두는 결국 ‘격차 사회에서 품격 사회로의 전환’으로 압축된다.
AI와 인구, 지역균형발전, 외교·안보, 주거, 정치개혁이라는 서로 다른 정책 분야를 국민의 삶의 질과 국가 시스템 전환이라는 하나의 틀로 묶으려 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본회의장 좌석을 가나다순으로 배치하자는 제안은 상징적이지만 극단적인 진영 대립에 익숙해진 정치권에 ‘작은 변화부터 시작하자’는 메시지로 읽힌다.
다만 AI의 성과를 지방과 청년에게 분배하는 미래대응기금과 지역 메가프로젝트, 주거정책, 개헌 등 주요 제안들은 상당한 재원과 사회적 합의, 여야 협력이 필요한 사안이다.
결국 ‘품격 사회’라는 비전이 정치적 구호를 넘어 국민이 체감하는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앞으로 구체적인 입법과 예산, 그리고 여야 협치 과정에서 판가름날 전망이다.
김 대표는 연설을 마무리하며 특정 정당의 승리가 아닌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한 정치권의 변화와 국민적 참여를 강조했다.
KJB한국방송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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